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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집에서 만나는 진짜 정약용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B. 문화유산 탐방기 - 9복원된 집에서 만나는 진짜 정약용 - 정약용 유적지 답사기, 여유당에서 다산기념관까지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 한강과 맞닿은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소박한 기와집 한 채가 방문객을 맞는다. 문 위에는 '여유당(與猶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안내판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돌아와 말년을 보낸 생가"라고 적혀 있다. 많은 방문객이 이 집을 이백 년 넘은 원형 그대로의 고택으로 여기고 마루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정작 이 건물은 지어진 지 마흔 해가 채 되지 않았다. 정약용이 실제로 살았던 집은 1925년의 대홍수로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고, 지금 서 있는 여유당은 옛 사진과 후손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1986년에 다시 지은..

정약용 생가 옆에, 왜 이 집이 들어섰을까?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A. 역사 인물 이야기 - 8정약용 생가 옆에, 왜 이 집이 들어섰을까? - 실학박물관과 조선 후기 지식인들 마재마을에서 여유당과 정약용 묘소를 둘러보고 나오면, 바로 옆에 낯선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회백색 외관에 걸린 현판에는 '실학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정약용 유적지에 온 김에 지나치듯 들르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이 건물이 하필 여유당 담장 곁에 자리 잡은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앞선 글들에서 정약용 개인의 삶을, 세조·정순왕후·고종과 순종이라는 조선 왕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 글에서는 시선을 조금 넓혀, 정약용이라는 한 사람을 만들어 낸 더 큰 흐름 — 약 200년에 걸쳐 이어진 '실학'이라는 지적 운동 전체를 살펴보려 한다. 역사 ..

조선의 능은 왜 갑자기 황제의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 고종·순종과 홍유릉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A. 역사 인물 이야기 - 7조선의 능은 왜 갑자기 황제의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 고종·순종과 홍유릉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경춘선 금곡역에서 걸어서 십 분 남짓한 자리에 다른 조선왕릉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의 능이 있다. 홍살문을 지나 능침으로 다가가는 길에 정자각 대신 우람한 침전이 서 있고, 참도 양옆으로는 기린과 코끼리, 사자, 해태 같은 낯선 동물 석상들이 도열해 있다. 조선의 왕과 왕비를 모신 마흔 곳 넘는 능 가운데 이런 모습을 한 곳은 이곳, 홍릉과 유릉뿐이다. 홍릉에는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과 명성황후가, 유릉에는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과 두 황후가 잠들어 있다. 두 능을 합쳐 흔히 '홍유릉'이라 부른다. 왜 이 두 능만 조선왕릉의 전통적인 격식을 벗..

열다섯에 왕비가 되어, 예순넷 해를 홀로 견디다— 정순왕후와 사릉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A. 역사 인물 이야기 - 6열다섯에 왕비가 되어, 예순넷 해를 홀로 견디다— 정순왕후와 사릉 열다섯 살에 왕비가 되고,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그 뒤로 예순네 해를 더 살아야 했다면 어떤 심정일까. 조선 왕비들 가운데 재위 기간은 가장 짧았지만(3년이 채 되지 않는다), 수명은 가장 길었던 여인이 있다.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定順王后 宋氏, 1440~1521)다. 남양주시 진건읍, 야트막한 산자락 소나무 숲 사이에 자리한 사릉(思陵)이 바로 그의 무덤이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생각할 사(思)'. 누군가를 평생 그리워하다 간 여인에게 붙은 능호다. 그가 그리워한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영월 땅에 홀로 묻힌 남편 단종이었다. 왕..

왕위를 빼앗은 임금은 왜 검소한 무덤을 남겼을까 — 세조와 광릉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A. 역사 인물 이야기 - 5왕위를 빼앗은 임금은 왜 검소한 무덤을 남겼을까 — 세조와 광릉 남양주시 진접읍, 울창한 숲 한가운데 조선 7대 왕 세조와 정희왕후가 잠들어 있는 광릉이 있다. 이 숲은 무려 55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채 보존되어 왔다. 그런데 이 왕은 다름 아닌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조선 역사에서 가장 논쟁이 많은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피로 얼룩진 권력 다툼의 승자가 죽어서는 어째서 그토록 검소한 유언을 남기고, 뜻하지 않게 자연을 지켜낸 숲을 후대에 물려주게 되었을까. 이번 글에서는 세조라는 인물의 생애와, 그가 남양주에 남긴 흔적인 광릉과 광릉숲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역사적 배경- 수양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