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3

하늘에 닿을 듯한 산에, 리프트가 걸리다 - 천마산과 남양주 근현대 개발사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C. 근현대사 이야기 - 21손을 뻗으면 하늘에 닿을 듯한 산에, 리프트가 걸리다 - 천마산과 남양주 근현대 개발사 남양주에서 가장 높은 산, 천마산(天摩山)에 한때 스키 리프트가 다섯 기나 걸려 있었다고 하면 믿어질까. 지금은 등산객들이 능선을 따라 조용히 오르내리는 이 산 남쪽 기슭에는 1980년대 초부터 2020년대 초까지, 무려 40년 가까이 스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던 이곳은 왜, 그리고 어떻게 문을 닫게 되었을까. 신령한 산으로 여겨지던 천마산이 한때 위락지로 개발되었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오기까지, 한 산에 새겨진 남양주의 근현대 개발사를 따라가 본다. 손을 뻗으면 하늘에 닿을 듯한 산 천마산이라는 ..

고개 하나 사이에 두고 갈린 삶과 죽음 — 6·25전쟁, 남양주의 시간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C. 근현대사 이야기 - 21고개 하나 사이에 두고 갈린 삶과 죽음 — 6·25전쟁, 남양주의 시간 남양주 시민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46번 국도, 호평동에서 화도읍으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마치고개’라는 소박한 이름의 고개가 있다. 지금은 차들이 무심히 오가는 이 고개 아래, 76년 전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정약용의 형제들이 신앙 때문에 순교하고, 왕들의 무덤이 들어서고, 근대 철도가 마을의 모습을 바꿔놓았던 이 땅에도 6·25전쟁은 예외 없이 찾아왔다. 다만 그 기록은 유적지의 안내판처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의 남양주—당시에는 아직 ‘양주군’의 일부였던 이 땅이—전쟁의 세 해(1950~1953)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

나라가 지어준 집, 반세기 동안 두 예술가가 지켜낸 집 — 남양주 궁집

남양주 역사·문화 이야기 · B. 문화유산 탐방기 - 17나라가 지어준 집, 반세기 동안 두 예술가가 지켜낸 집 — 남양주 궁집 남양주시 삼패동, 아파트 단지와 도로 사이에 담장 높은 기와집 한 채가 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궁집'. 누구의 집이었느냐고 물으면, 답은 더 흥미로워진다. 조선의 임금이 직접 나라의 재목과 목수를 보내 지어준 집이라는 것이다. 궁궐도 아니고 대군의 저택도 아닌, 한 옹주가 시집가서 살 집을 나라가 직접 지어주었다니 — 왜 그랬을까. 그런데 이 집의 사연은 조선시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20세기 후반 한 예술가 부부가 사재를 털어 이 집을 지켜냈고, 21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대중에게 문을 열었다. 26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이 집을 스쳐 간 사람들의 이..